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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제9회 대한민국 신문논술대회 수상작 - 최우수상(SR타임스대표이사상) 한명현씨 "한국형 ESG 경영, 게으른 소가 되어선 안 된다" 등록일 2021.12.07 18:06
글쓴이 사무국 조회 357

9회 대한민국 신문논술대회 수상작 - 최우수상(SR타임스대표이사상) 한명현씨

 

"한국형 ESG 경영, 게으른 소가 되어선 안 된다"

 

 

게으른 소가 멍에를 부러뜨린다는 말이 있다. 쉬려는 마음에 밭을 빨리 갈다가 멍에를 망가지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조급함 때문에 본 일을 그리치는 것을 경계하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한국은 ESG 경영에 있어서 게으른 소가 되려는 모양새다. ESG 자체에 대한 충분한 논의 없이 한국형 ESG 경영부터 언급하는 성급함이 보인다. 그 목표가 ESG의 가치를 실현하는 데 있기보다 투자기관의 ESG 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는 것에 치중해 있기 때문이다. 본질을 둘러보는 침착함을 가지며 변화를 준비해 나가야 한다. 단순히 ESG 평가 점수를 잘 받는 것을 넘어서 기업 스스로 목표 의식을 가지고 ESG 경영을 해나가야 하는 이유다.

 

국내 기업을 평가한다는 관점에서만 ESG 경영을 바라본다면 한국형 ESG 경영은 필요하다. 현재 글로벌 기관이 주도하는 ESG 평가 모델이 한국 기업의 상황과 맞지 않아서다. 가령 인종 다양성을 평가할 때 한국과 유럽에 똑같은 기준을 적용하면 한국 기업이 불리할 수밖에 없다. 한국과 유럽의 인종 다양성을 평가할 때 똑같은 기준을 적용하면 한국 기업이 불리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국내 기업 환경을 반영한 ESG 모델을 구축해야 한다. 한국경제에서 개발한 한경ESG가 좋은 예다. 다양성을 판단할 시 인종보다는 장애인 고용률, 최고관리자 중 여성 비율, 비정규직 비율 등을 고려하는 식이다.

 

그러나 한국형 ESG 경영의 기준을 오로지 한국에만 두어선 안 된다. 국내 기업에 좀 더 유리한 평가를 주려는 조급함에 ESG의 의미가 퇴색되고 국내 기업의 편의를 봐주는 수단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가령 산업통산자원부에서 내놓은 K-ESG 초안에 따르면 포스코는 A등급 기업이다. 문제는 포스코가 대표적인 탄수배출기업이고 지난해 시민단체가 선정한 산재1위 기업이라는 것이다. 이에 노웅래 의원은 K-ESG기업 이미지를 좋게 포장하려는 포장지라며 비판하기도 했다. 또한 수출주도형 국가인 한국의 경쟁 대상은 결국 글로벌 기업이다. 국내 ESG 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더라도 글로벌 기준에 못 미치면 기업의 경쟁력이 없는 이유다.

 

다시금 중요한 것은 ESG의 본질 그 자체다. 평가 기준이 자산운용사마다 제각각일지라도 추구하는 바는 지속가능한 경영으로 동일하다. 기업이 기후위기, 불평등 같은 시대적 과제를 함께 해결해가는 주체라는 것이다. 따라서 한국형 ESG 경영은 한국 기업이 앞으로 바꿔야 하는 문제점을 자각하고 이를 타개하는 과정이다. 글로벌 평가에서 낮은 점수를 받는 원인을 환경과 문화 탓으로만 돌려선 달라지는 게 없다. 당연하게 여겨온 환경과 문화가 잘못됐던 것은 아닌지 성찰해야 한다. 대표적으로 총수 경영구조가 있다. 한국의 단기간 산업화에 촉매제 역할을 한 것은 맞지만 CEO가 이사회 의장을 역임하는 등 투명성 측면에서 꾸준히 문제가 돼서다.

 

ESG 경영은 시대적 흐름이다. 앞으로 한국형 ESG 경영을 통해 세계적 ESG 경영 기준과 조화를 이룰 방법을 찾아야 한다. 통합된 국제적 표준을 만드는 데 목표를 두는 것이다. 이를 위해선 정부의 도움이 필수적이다. 넘쳐나는 ESG 평가 방법의 공통점을 추려 가장 시급한 과제를 선별하고 로드맵을 짜주는 길라잡이가 정부의 역할이다. 한 번에 모든 변화를 이루려고 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조급하게 국제적 기준에 몸을 구겨 넣다 피해를 보는 건 그럴 경제적 여건이 되지 않는 중견, 중소기업이서다. 중견, 중소기업도 ESG 경영을 꾀하도록 ESG 펀드, ESG 기업 대출 우대 등 방안 마련이 함께 제시돼야 한다. 이런 과정은 다시 한국만의 특징이 돼 개발도상국 같은 후발 ESG 경영 국가들의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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